아스퍼거 2단계 진단평가

제 2 단계 진단적 평가


   진단적 평가는 적어도 1시간 이상 걸리고 아이의 사회적, 언어적, 인지적, 운동적 기능이 있는 특정한 측면, 그리고 그것들에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있는 질적인 측면의 조사도 함께 행한다. 심리학적 검사법을 사용하여 정규 형태로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부모에게도 역시 시간을 들여 발달 이력(履歷)이나 특정한 상황 하에서 아이의 행동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면접이 행해진다. 또한 학교의 교사나 언어 치료사, 작업 치료 중의 자료 등으로부터의 보고서도 아주 귀중한 정보원(情報源)이 된다. 


  진단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동안 임상가(臨床家)는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상황을 만들어 제공하고 진단에 이용한다. 그리고 자세하게 체크 리스트에 기록을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행동에 관해서는 그 상관관계의 질적인 특징, 그 아이의 이야기나 놀이에 다른 사람을 누구를 몇 명이나 동원할까, 눈과 눈을 맞추는 때는 언제인가, 표정이나 몸짓의 폭은 어떤가 등에 대해 기록한다. 본인에게는 친구 관계의 견해에 관하여 질문하거나 몇 개의 감정 인식이나 표현이 요구되어진다. 부모에게는 사회적 행위의 규칙의 이해나 또래로부터의 사회적 적응력에의 반응, 경쟁심의 정도, 다른 아이와의 놀이에서 발휘되는 능력 등에 대해 질문되어진다. 클리닉만으로는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교실이나 운동장에서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학교 방문이 예정되기도 한다. 이렇게 그 아이의 사회적 기능의 다방면에 걸친 평가가 이루어진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에게는 언어 기능이 약한 특징적인 모습(profile)이 있다. 흔히(항상은 아니지만) 그 현상이 보통 아이들의 정상적인 범위에서 뒤떨어진다. 그러나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끊임없는 질문이나 일방통행의 이야기에 집착한다. 진단적 평가에서는 언어 사용면에서의 실수, 즉 언어의 사회적 문맥에 입각한 사용 방법 면에서의 실수가 기록된다. 아이가 이야기 중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잘 알지 못하는 점에 대해 되묻지 않는다, 모르고 있다고 인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익숙해져 있는 이야기로 마음대로 옮겨간다, 대답이 너무 늦다 등의 일반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어휘는 풍부하다고도 생각되어지지만 어휘의 선택은 독특하고 지엽적인 문제로 관심이 쏠리거나 지나치게 형식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발음의 억양이 그 지방의 아이들과 달리 이상하거나 부담 없이 ‘yes’라고 해도 될 것을 한 음씩 정확한 표현으로 ‘yeah(yes의 구어적인 표현)’라고 말하는 등 발음을 지나치게 정확히 하여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나’와 ‘저’를 구별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인칭대명사의 오용(誤用), 관용어에 대한 글자 그대로의 해석(의역 능력의 저하), 조용하게 해야 할 때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큰 소리로 표현하는 등의 특성이 체크의 대상이다. 


  인지적 즉 사고나 학습 능력에 대해서도 평가된다. 여기서는 아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어느 정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몇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사하는 검사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아이가 선택하고 읽는 책의 경향, 구체적인 장면에 대한 장기적인 기억력, 1대 1이나 또래에서 상호작용적 놀이를 하는 특징 등에 대해 기록한다. 

  아이의 특별한 흥미에 관해서는 그것이 그 아이 또래의 전형적(典型的)인 것인가, 이야기나 자유 시간 중에 하는 행위가 주로 어떤 내용들로 구성되는가, 흥미의 타입이나 과거 행적의 추이 조사 등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한다. 부모에게는 일상적인 습관의 변화, 뭔가 부족한 점, 질서의 혼란이나 비판을 받았을 때 아이의 반응에 대해 질문이 주어진다.

  운동 면에 있어서도 조사가 이루어진다. 아이에게는 공 던지고 받기, 달리기,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주어진다. 이상(奇妙)한 손놀림, 즐거울 때나 화가 났을 때의 신체 움직임, 부자유스러운 경련(tic), 과격한 신체 동작, 표정의 변화 등의 경우가 조금이라도 보여 지면 여기에 기록되어진다. 부모에 대해서도 물건 소리나 스킨십, 음식물의 맛 등에 대한 특별한 민감성이 조금이라도 보인 적은 없는가, 작은 수준의 아픔에 대해 무감감한 감수성의 정도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듣게 된다. 임상가(臨床家)는 그 아이의 불안이나 강박감, 주의결함, 다동성장애(ADHD)의 징후는 없는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쌍방의 친족 중에 비슷한 스타일의 아이는 없는가 등을 확인한다. 또 임신 중, 출산 시 및 유아기에 의학적으로 뭔가 특별한 사건이 있었는가도 확인한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적 특징은 어느 것이나 그 항목에 특유(特有)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아니며, 또 모든 특징에 중증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는 것이다. 각 영역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도는 한 사람 한 사람 어린이들의 고유한 특징적인 존재의 표현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임상가(臨床家)에 있어, 실시된 진단에 대신하는 다른 진단이나 설명을 부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적인 면이 어색하다거나 또래와의 놀이가 미숙한 것은 언어 장애의 2차적 산물인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실제로 어의어용(語義語用) 장애(SPLD)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공통된 특징으로 보여 진다. 특정 영역의 학습 장애나 발달 지체의 아이에게도 변화되는 사회적 행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여러 가지 능력과 행동 형태는 그 아이의 발달 수준에 걸맞은 것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에 들어가는 IQ를 갖고 있는 아이도 또래와의 놀이에는 별로 흥미가 없고 특정의 영역에 관하여만 집요하게 지식을 익혀 마치 괴짜로 보일 경우도 있지만 그 아이는 사회적, 언어적 기능이 정상의 범위 안에 있으므로,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보여 지는 특징적인 경우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주의결함, 다동성장애(ADHD)의 아이도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양자는 두 개의 별도의 장애인데 서로 섞여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가 양쪽 장애를 모두 갖는 경우가 흔히 있는 것이다. 양자의 구별은 지니고 있는 기능과 행동의 범위(수준)를 상당히 신중하게 조사 하는 것이 아무래도 필수조건이다. 또 정상의 대인적 기능의 범위나 무기력, 불안감이 강한 보통의 아이들의 특징에 관해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과 유사한 또는 겹쳐지는 또 다른 장애와의 감별 진단에 관해서는 제 8장에서 상세하게 논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는 그 진단 과정에서의 일련(一連)의 설명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말해지는 징후를 설명할 것인데, 다른 발달 장애의 검토가 포함될 지도 모른다. 진단적 평가에 의해 얻어진 정보는 마지막 단계에서 정식적인 진단기준에 적용시켜진다.


 진단의 기준


  ‘한스 아스퍼거’도 ‘로나·윙’도 진단을 위한 명시적(明示的)인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고, 현재도 진단 기준에 관한 합의는 이루어져 있지 않는 상태이다. 임상가(臨床家)들은 현재 발표되어 있는 4조(四組)의 진단 기준에서 1개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 2개는 조직(組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다른 2개는 임상가(臨床家)들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가장 세밀하고 엄격한 것은 세계보건기관(世界保健機關)에 의해 만들어진 [국제질병분류] 제 10판이다. 이것은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의 분류와 진단 안내] 제 4판의 기준이다. 최근에 자주 인용되는 것은 캐나다(Canada)의 ‘피터 사트마리(Peter Szatmari)’와 스웨덴의 ‘크리스토퍼(Christopher)’와 ‘카리나 길버그(Corina Gillberg)’에 의해 만들어진 기준이다.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는 말할 수 없지만, 본인은 명쾌하고 간결, 그리고 포괄적인 것을 인정하여 ‘카리나 길버그(Corina Gillberg)’ 팀이 정한 기준을 선택했다.



  진단까지의 6개의 루트(route)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과거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을 받는 것은 평균적으로 8세였는데 요즘은 그 연령 범위가 유아로부터 성인에까지 확대되고 있다(아이젠메이저(Eisenmajer) et al. 1996). 저자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나 성인의 진단과 지도에 많은 기간 전문인으로 종사해 왔는데, 그에 의하면 진단을 받을 때까지 크게 6개의 루트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 1은 이전에 자폐증의 진단을 받고 있던 아이이다. 이 아이는 2세 이전까지는 이러한 진단을 받고 있지 않고 있었다.

 

  1. 유아기의 자폐증 진단

  ‘로나 윙(Lorna Wing)’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용어를 보다 폭넓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한 이유 중의 하나는 취학 전에 자폐증의 전형적인 증후를 나타내고 있던 아이의 일부 중에는 의사소통 등의 능력에 큰 진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언어에도 중대한 장애를 가지고 있던 몇 명의 아이들을, 유창하게 이야기도 하며 보통의 학급에서 다른 아이들과 통합 교육을 별 무리없이 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 능력을 발달시킨 것이다. 그 아이들은 침묵으로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과 능력의 특성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 내용과 일치하는 경우이다(오조노프(Ozonoff), 로저스(Rogers)와 페닌톤(Pennington) 1991). 이러한 진보가 일단 시작되면 그것은 상당히 빠르게 진전되고, 5세가 되면 조금 전에 언급한 그 변화의 시기에 도달하게 된다(샤(Sshah), 1998). 이러한 결과는 일부 아이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아니면 조기 교육의 성과에 의한 것일까에 대해 확실한 것은 말하기 어렵지만, 아마 그 양쪽 모두에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틀림없이 그 아이는 유소기(幼少期)에는 전형적인 자폐증의 진단이 당연했겠지만 자폐적 연속체에 진보를 더하여 우리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일 것이다. 그러니까 빠른 시기에 자폐증의 진단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재검토하고 그 시점에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이 보다 정확한 아이의 경우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세밀한 검토를 빠뜨리면 안 된다. 정확한 진단에 따라서 그 아이는 그것에 부합되는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최초의 학교생활 경험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가 취학하기 이전에는 발달 이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부모도, 육아 전문가도, 심지어 그 아이 본인조차도 자폐증을 생각할 정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를 담당한 최초의 교사는 아이들의 정상 수준의 행동이나 능력을 잘 알고 있으므로 그 아이가 친구와의 놀이를 피하거나 교실에서 아이들과 접하는 규칙을 알지 못하거나 이야기나 상호작용적 놀이에서 뭔가 이상한 태도를 보인다고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정의 무엇인가에 강하게 몰입하거나 동일한 그림이나 문자를 반복해서 쓰거나 공놀이가 서투르다는 것 등도 알아차리게 된다. 그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가까이 가거나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될 때는 파괴적이나 공격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가정에서는 대부분 학교에서와는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고 형제들과 놀거나 부모들과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접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나 또래집단과 함께 하는 경우에는 그 징후는 보다 뚜렷해진다. 이러한 아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전형적인 징후를 갖고 있는 경우이지만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진단 기관에 소개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단지 조금 이상한 아이이라고 생각되어질 것이고, 담임교사를 계속 괴롭히면서 서로가 힘들게 학교생활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어떤 교사가 자신의 학급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을 갖고 있는 아이를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이용한 진단적 평가를 실시했다. 그리고 의심이 가는 대상 아이에 대해 공식적인 기준을 이용한 진단적 평가를 받게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의 빈도는 자폐증의 빈도와 비슷한 1,000명당 한 사람 정도라고 생각되어져 왔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실제 빈도가 대략 300명에 1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에레스(Ehlers)와 길버그 (Gillberg) 1993). 그러니까 대다수의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는 이전에는 자폐증의 진단을 받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3. 다른 증후군이 변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의 소년기의 능력 발달에 이상이 인정되고 그 검사로부터 어떠한 장애가 판정되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언어 발달의 지연이 인정되고, 이전에 언어 치료사의 지도를 받고 있어 언어장애만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아이의 사회적 인지 능력이나 흥미의 수준(범위)을 주위해서 조사해 보면 형태(profile)는 좀 더 복잡한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 쪽이 보다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의결함, 다동성장애(ADHD)의 진단을 받고 있고, 그것으로 어느 정도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뇌성마비나 신경섬유종증(神經纖維腫症)과 같은 쉽게 인정되는 뭔가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아이들의 증후는 변칙적이라고 임상가(臨床家)들은 알아차리겠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가능성을 생각하기까지는 충분한 지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임상가들의 진단대로 그 증후를 인정할까, 또는 부모가 그것에 관한 책을 읽고 적절한 진단 기관과의 접촉을 시도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이와 같이 실시된 한 개의 진단이 내리진 때에도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은 다른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이중의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임상 경험과 연구의 진전에 의하고 확인되어진다. 그러나 그 제 2의 진단을 받을 때까지 부모는 몇 년이나 기다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4. 친족들의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을 아이가 받으면 부모는 그러한 장애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을 곧바로 알게 된다. 그러한 정보는 관련 책을 읽거나, 전문가, 지역의 지원 단체(support group)의 부모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등으로부터 얻어진다. 거기에서 친족 중에 아스퍼거 증후군에 속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가 1인밖에 없는 가족이 있는 반면, 그것이 수 세대를 통하여 일어나고 있는 경우도 있다.


  5. 2차적인 정신의학적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는 초등학교의 소년기에는 뭔가 이상하고 어딘가에 몰입하는 모습이지만, 진단적 평가가 필요한 증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0대가 되면 그들은 집단 내에서 고독을 의식하게 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사귀려고 한다. 그러나, 또래와의 활동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비웃음을 받거나 비난을 받게 되어 본인은 자꾸만 무기력(좌절) 상태에 빠지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좌절 때문에 소아 정신과에서 진찰할 때 그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으로부터 2차적으로 생긴 것인지를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대부분의 젊은이가 강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그것이 치료가 필요한 수준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은 공황(panic) 발작이나 불결에 대한 공포로 손세척(손씻음)을 반복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등의 강박관념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때에 그것에 종사하는 임상(臨床) 의사가 아스퍼거 증후군의 징후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청년기에는 아스퍼거 증후군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내부 세계 안에 틀어박히고 자신을 향해 이야기하며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청결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정신 분열증의 의심도 할 수 있겠지만 주의해서 진찰해 보면 그 행동은 정신병에 의한 것이 아니고 청년기의 아스퍼거 증후군으로부터 일반적으로 생기는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2차적인 정신의학적 장애의 예방이나 치료에 관해서는 제 8장에서 언급하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의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6. 성인기에 잔존하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의 특성에 관하여 우리들은 이전보다 좀 더 알게 되었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 소개된 내용들이 소년기나 청년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판단에 의해 진단적 평가를 받으러 오는 성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는 자신의 아이나 친족이 그 진단을 받았던 것에서 그 어떠한 특징이 자신의 아이 대(代)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부모나 친족들도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한 기사를 읽고 자신에게도 그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성인들도 있다. 성인의 진단적 평가를 행하는 경우는 본인의 어린 시절의 능력이나 행동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부모나 친족 또 학교의 교사는 그 사람의 어린 시기의 기억을 되살려 줄 수 있는 귀중한 정보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시작은 비정형적정신분열병(非定型的情神分裂病), 알코올중독 등의 진단을 받고 있던 사람이 성인 정신의학 기관에서 마지막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의 징후가 있다고 판정받는 경우도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사람들 가운데에서 정신분열병이 일어나는 빈도는 일반인이 일으키는 빈도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중에는 표면적인 증후가 유사하기 때문에 분열병과의 오진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알코올중독이나 무기력(좌절)의 징후를 보이는데 이것은 일종의 ‘취한 기분’으로 사회적 상황에의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사람이 알코올중독의 치료를 받을 때에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도 동시에 받는 것이 좋다.

  상당히 드물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사람들이 자신의 특별한 관심사와 관련하여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젊은이는 열차 속에서 몽중(夢中)이 되어 있고, 어떤 때는 역의 플랫폼(platform)에서 기관차를 훔친다고 결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 과연 악의가 있었는가는 꽤 의문이 간다. 그는 단지 관심이 지나치거나 호기심 과잉이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사법정신의학(司法精神醫學)에 근거한 행정 조치에 의해 진단적 평가를 받게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또 최근에는 공공 직업소개소에서도 이 증후군으로 인해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러한 사람들의 직업적 요구나 필요에의 재인식이 진행되고, 그 사람들에게 진단을 받게 하여 취직에 관한 조언이나 도움을 주는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상과 같이 이 증후군의 진단을 받을 때까지는 6개의 루트(route)가 있다. 관계있는 모든 아이들이나 성인들이 그 확정적인 진단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별도로 하고 다음의 장에서는 이 증후군의 특징에 관한 상세한 정보와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어려움을 견디어 냈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어쨌든 아스퍼거 증후군 사람들에게는 배움의 장을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과연 어떤 배움의 장을 제공해야 할까에 관해 계속해서 이야기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