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증후군 아이들의 행동 특성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사회적 행동 쪽의 암묵의 규칙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진다. 이로 인해 사람들을 화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함으로써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의적이지는 않지만 그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내용을 운운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10대의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엉뚱하게도 상대의 치열(齒列)이 나쁜 상태에 관하여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관찰은 날카로운 것인지 모르지만 이야기의 순조로운 흐름을 끊어놓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컴퓨터에 빠져들었던 어떤 소년은 근처에서 새로운 컴퓨터를 샀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고 곧바로 그 집으로 가서 그 새로운 기계를 만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때가 벌써 늦은 밤 시간이었고 그 집 사람들은 잠자리에 들어간 뒤였다는 것이다. 그 아이는 왜 그 집 사람들이 1층에 침입자가 있다고 난리를 쳤는지, 허락을 구하지 않고 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왜 화를 내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해하기만 했다.


  

  행동의 규칙이 일단 이해되면 그 아이는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다른 사람들이 행동의 규칙을 깨뜨린 경우가 발생하면 자칫하면 그룹에서 경찰관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그것에는 어떤 숨김도 용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어떤 아이들이 다른 또래들을 기쁘게 하려는 의도로 서로 비밀을 약속하고 담임교사에게 고의적인 장난을 했다고 하자. 나중에 교사가 좀 지나친 장난이라고 판단하고 ‘누가 이런 일을 했니?’라고 물으면 보통의 아이들은 아무도 선뜻 대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긴 침묵을 깨고 누가 한 일인지를 알리는 아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 비밀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비난이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이전의 규칙을 모두 무시한다고 정하고 있는데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기존의 규칙을 모두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아스퍼거 증후군의 소년은 어머니까 어떤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어머니의 주의를 끌려고 큰 소리로 ‘어이, 너!’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아이는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을 때 그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분명하히 알고 있지 못했다. 그 아이는 충동적으로 처음에 떠올랐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는 무관하게 곧바로 시행한 것일 뿐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 아이가 야만적이고 사려깊지 못하며 마음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할 것이며 부모에게 불신의 시선을 던지거나 부모의 잘못된 교육 탓이라고 판단하고 말 것이다. 또는 ‘가능하다면 아이를 2주간만 맡겨주시면 다른 사람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부모는 기꺼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휴식도 취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아이에 대한 어느 정도 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쩧든 주위의 사람들은 이 아이가 자신이 한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어지는지를 알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아이가 야만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약삭빠른 행동이나 자신이 한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든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Carol Gray(1998)’는 이 아이들에게 개별적인 사회적 장면의 단서나 적절한 행동을 이해시키는데 상당히 유효하다고 알려진 [사회생활 이야기]라고 불리는 방법을 확산시켜왔다. 그것은 그 아이의 견해를 이해하고 그 사회적 행동이 어색(粗野),편협, 심술궂게 보이는 것이 왜인지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뭔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사회적 장면에서 아이의 행동이 지켜야 할 당연한 규칙과 맞지 않을 때이다. 이 방법에서는 아이에게 적합한 행동이나 말을 포함하여 그 장면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만든다. 예를 들면 급식 시간에 줄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수업 시작 중 고의로 떠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아이가 공격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런 해석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어지게 하는 어떤 아이의 예도 있지만, 이 방법에서는 먼저 그 상황을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의 견지에 서서 다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장면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 해 보면 급식 시간에 줄(列)을 만드는 이유나 나란히 일렬로 가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또한 자신이 줄의 어디에 서야 좋을 지에 대해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인 상식으로는 설명가능하지 않은 일을 흔히 일으킨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에게 진지한 설명을 받으면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 실천력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짧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어떤 상황에 결여된 사회적 단서, 기대되는 행동 그리고 그 결과를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것은 왜 일어나는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그 상황을 도식화할 수 있다. 이 방법은 ‘Carol’이 폭넓게 이용하여 왔던 경험에 근거하여 가이드라인을 정했고 다음 4가지 형태로 기술된다.


  사실문 

  그 상황이 생긴 장소, 그것에 관계된 사람, 그 사람들이 행한 일, 그 이유 등을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한다.

  심리문 

  그 상황에 관계된 사람들의 반응, 느끼는 것 등을 필요하다면 이유도 넣어서 기술한다.

  감독문

  그 상황에서 본인은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를 명시한다.

  자각문
 그 상황에서 본인이 한 것이나, 이해의 방법 등을 생각해 낸 것을 기술한다. 이것은 아이 자신이 자신의 특별한 흥미 등과 관련짓게 하여 스스로 제안하여 쓰게 하는 경우 가 많다.

이들 4가지 형태의 문장을 작성하는 것에는 그 균형이 필요하다. 예컨대 감독문이 너무 많거나 사실문이나 심리문이 너무 적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Carol’은, 0∼1개의 감독문이나 자각문에 2∼5개의 비율로 사실문이나 심리문을 두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가 ‘언제’ 또는 ‘왜’에 대한 해명이나 설명을 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언어는 아이의 연령이나 독해력 그리고 그 일과 주위의 지속력 등에 따라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한다. 서식은 일반적으로는 일인칭 현재형으로 하고 아이의 눈앞에서 그 사건이 일어나는 형태로 한다. 그렇게 하면 내용이 개인적이거나 시제의 구별 등에서 문법적인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처음 이야기 만들기를 할 때는 아이가 이 게임의 규칙을 기억하여 집중할 수 있도록 미리 아이가 잘 하고 있는 생활의 장면을 선택한다. 취학 전 아이의 경우에는 첫 페이지에 큼직한 단어를 몇 개 배치하고 사진이나 일러스트가 들어가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문장을 아직 읽을 수 없는 아이에게는 테이프에 녹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보다 고학년 아이의 부모나 교사는 문장이나 사진을 이용하여 칼럼니스트가 신문, 잡지에 기고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준비한다. 예를 들면 부모와 쇼핑을 하고 있는 친구가 거리에서 눈에 띄면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접근하면 좋을까에 대해 친구간의 행동 규칙을 기사화하여 나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에 기술한 것은 지금까지 말한 생활 상황 중에 한 개, 급식 시간에 줄을 만들고 기다릴 때 그것을 어지럽히는 행동을 하게 된 아이의 [사회생활 이야기]의 일례이다.


  학교에는 몇 개의 방이 있고 그 중 한 개가 식당이다(사실문). 대개는 학생들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사실문). 학생들은 점심을 알리는 벨이 울리는 것을 듣는다(심리문). 점심 벨이 울리면 식당 입구에 나란히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은 알고 있다(심리문). 우리들은 빨리 온 사람 순서대로 공평하게 줄을 만들어 나란히 선다(심리문). 거기에서는 온 순서에 따라 저마다가 줄의 가장 뒤에 서게 된다(감독문). 나도 거기에 오면 줄의 가장 뒤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한다(감독문). 다른 학생들도 배가 고프기 때문에 아마 점심을 빨리 먹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생각한다(심리문). 나는 내가 점식을 받는 순서가 될 때까지 줄 가운데서 조용히 있도록 노력한다(감독문). 점식의 행렬은 거북이와 같이 천천히 줄어든다(자각문). 그 진행은 때로는 멈추었다가 또 진행되는 일이 있다(자각문). 선생님은 내가 줄 가운데서 조용하게 기다릴 때 기쁘다고 한다(심리문)


  이 이야기는 어떤 한 사람의 어린이 상황을 편집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아이는 거북 등의 파충류에게 특히 강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의 핵심 부분은 그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 ‘대개는’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점심을 먹는 장소가 그 식당 외에도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여 진다. ‘노력한다.’라는 말 속에는 항상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존재이므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역시 의도적인 선택이다. ‘ … 일이 있다.’ 나 ‘아마’ 등의 말은 문장의 의미 자체에 구애받는 해석을 피하고 일상적으로 정해지는 일이나 사람들의 기대 변화에 이 아이가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었다. 이와 같이 사회생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소중한 행동의 규칙 존재나 그 이유를 아이에게 확실히 이해시키기 위한 기법으로 사용되어진다.


  서서히이기는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사회적 행동의 규칙을 배워간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적인 직관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적인 분석이나 지식의 습득에 근거하여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차분히 지켜보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로 보통의 아이라면 생각할 것도 없을 정도로 곧바로 반응을 보일 경우에도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는 생각할 시간과 상황이 매우 필요한 것이다. 다음 절(節)에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 내용의 사회 행동을 몸에 익히게 해 줄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요점을 기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