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 한국인연합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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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 한국인연합회 발족

주로 70년대 이후 스스로 일본에 건너와 정착한 소위 ‘뉴커머’를 회원으로 하는 ‘재일본 한국인 연합회’가 20일 도쿄(東京)에서 발족됐다.

이 단체의 회원은 사업 유학 결혼 등의 이유로 일본에 와 정착한 18만여명의 재일한국인을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징병이나 징용으로 일본에 온 본인과 그 자손 등 특별영주권을 갖고 있는 재일동포들로 구성된 한국민단과 구별된다. 이 단체가 본궤도에 오르면 한국민단 조총련에 이어 ‘제3의 재일동포단체’가 된다. 이 단체의 발기인들은 지난해 12월 ‘재일한인사회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어 이 단체의 결성을 추진해 왔다.


한인회는 이날 결성 선언문을 통해 “재일한국인의 친목과 협력을 통해 재일 한국인의 권익옹호와 이들이 정착하는 데 필요한 안내와 상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한인회 초대회장 김희석씨▼


"한국민단과 협력해 나가면서 지금까지 한국민단이 신경쓰지 못한 일들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일 발족한 재일본 한국인 연합회의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김희석(金熙錫·50)씨는 “2년후 박수를 받고 이 자리를 떠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짧은 인사말로 박수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말 한인회를 만들려고 나섰을 때부터 “한국민단이 있는데 또 다른 한인단체가 필요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한국민단은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일본에 온 이른바 ‘뉴커머’들은 정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한인회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입니다. 한국민단과 한인회가 할 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두 단체가 충돌할 일은 없습니다.” 김 회장은 “한인회결성은 한국민단에서 보면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뉴커머의 공통적 고민으로 2세들의 교육문제를 들었다. 그는 앞으로 뉴커머의 자손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일본에서 살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뉴커머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다른 어려움도 많다. 무엇보다 일본에 온 목적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직종이나 처지에 따라 사업상의 상부상조, 법률적 지원, 구직, 친목 등 희망사항이 다양하다”면서 “그러나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 내실 있는 한인단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비는 일단 회원들의 회비와 독지가들의 성금으로 마련할 계획.


김 회장은 80년 일본에 와 여행사를 경영하다 90년부터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마쓰야(松屋)’라는 유명한 한국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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